공탁금의 의미와 대처

그날은 피해자인 의뢰인이 로이드 손해사정에 전화를 주셔서 법원에서 공탁 통지서가 왔다고 이야기하며 이게 어떻게 되는 건지,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많이 당황스러워하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합의와 위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강하게 형사적 처벌을 해달라는 진정서 및 공탁 회수 동의서를 작성해서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해자의 공탁이 부당하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법원에 알리는 것으로써 가해자는 그가 원하는 형사적 처벌의 감경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또한 가해자에게 이 사실을 내용증명으로 알려서 가해자가 다시 형사합의에 임하게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사망이 아닌 교통사고 상해 사건의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형사적 처벌을 받지않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만, 사망이나 12대 중대 과실 등 형사처벌이 내려질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피해자와 형사합의한 후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해야만 처벌을 감경 받거나 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만일 피해자 측이 무리하게 많은 합의금을 요구한다거나 하는 등, 합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가해자는 자구책으로 '공탁'이라는 것을 걸 수 있게 되고, 이것으로 가해자는 형사합의에 준하는 효과를 얻어 형사처분의 감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합의금의 기준은 지난번 글에서 자세히 설명 드렸습니다. 

법원에서는 공탁 통지서를 피해자에게 보내서 가해자가 공탁을 걸게 된 이유와 함께 액수, 수령방법 등에 대해서 안내해 줍니다. 피해자가 공탁을 인정하고 수령하게 되면 이 금액은 고스란히 피해액을 변제한 것으로 간주되어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사로 부터 받게 될 보상금에서 전액 공제 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가해자가 건 공탁은 변제 공탁이기 때문입니다.

'변제공탁'은 공탁함으로 채무자가 채무를 면하게 됩니다. 채권자가 수령을 거절하거나, 못하거나,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합니다. 교통사고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금전을 거는 것이 되므로 변제공탁에 해당합니다.

공탁 없던 것으로 만들기

가해자가 공탁을 걸 수 있는 경우는 피해자 측에서 무리한 합의금을 원한다던지, 만나 주지 않고 폭언과 폭행을 했다든지 하는 등의 불합리한 일이 있어야만 법원에서 공탁을 받아줍니다. 그래서 가해자는 공탁을 거는 이유를 과장되게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걸 피해자나 유족이 받았을 때 정말 화가 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럴수록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잘 대처해야 합니다.

공탁은 변제금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수령하든, 하지 않든 법원에서는 인정한 이상 수령한 것으로 간주하며 만일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것은 국고로 흡수됩니다. 때문에 피해자는 이를 피해야만 합니다.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았다고 추후 보상금에 영향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아시기 바랍니다.

공탁을 의미 없게 하기 위해 글 초입에 <공탁금 회수 동의서>를 제출하시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뜻으로 <진정서>를 내야 합니다. 더불어 피해자 한 분이 아니라 피해자를 포함한 친인척 등 연대서명으로 가해자 처벌을 추가 요청하시게 되면 판사 입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가해자가 알 수 있도록 <내용증명>으로 알려야 한다고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가해자에게 내용증명이나 등기로 진정서와 회수 동의서를 보내어서 공탁이 의미 없다는 뜻을 전달함으로써 <공탁이 의미가 없으며 당신은 형사적 처벌을 받게 됩니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시켜주어서 가해자가 적극적으로 형사합의에 다시 임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의한 후,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공탁을 돌려받으면 됩니다. 저는 양측 사이의 원만한 결과를 위해 유족, 피해자, 가해자 모두에게 합의가 최선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2020년 법 개정으로 2022년 12월 9일부터는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몰라도 공소장에 기재된 피해자 또는 사건번호로 공탁을 걸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되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해자는 형사합의가 정말로 불가능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만 공탁을 이용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진십으로 형사합의를 시도하지 않고 바로 공탁을 건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함과 괴씸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로이드손해사정은 가장 현명한 것이 상호간의 원만한 형사합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리며, 마지막으로 합의서 쓰는 요령에 대한 지난 포스팅을 첨부합니다.